돌 전부터 스마트폰 보면 성장·발달에 지장

Written on 07/08/2019
Health Chosun


세 살 딸을 둔 직장인 김모(35)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주말에 집에 있다 보면 딸이 계속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달라고 졸라서다. 조금 보여주다가 "그만 보자"고 뺏으면 아이가 울며불며 화를 낸다. 부모보다 아이가 먼저 일어나 혼자 태블릿PC로 동영상을 보고 있을 때도 있다.

걸음마 하기 전에 스마트폰부터 보는 아기들이 늘어났다. 영·유아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에 대해 의사들은 대부분 "가급적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시기를 늦추고, 보여주더라도 짧은 시간만 보고, 부모도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덜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 4월 "0~1세 때는 스마트폰 영상이나 TV 등을 아예 보여주지 말고, 2세부터도 가급적 적게 보여주는 게 좋다"고 했다. '부득이 보여주더라도 하루에 한 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라'는 게 WHO의 가이드라인이다.

◇영·유아 12%, 돌 전에 스마트폰 접해

우리나라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갈수록 어린 나이에 접하고, 긴 시간 동안 이용하고 있다. 신윤미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2015~2016년 경기도에 거주하는 2~5세 영·유아 390명의 부모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영·유아의 12%가 돌 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아이도 역시 12%였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도 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 조사'에 따르면 3~9세 아이들은 주중에는 하루 평균 7회, 한 번에 평균 10.9분씩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매일 한 시간 넘게 스마트폰을 쓴다는 의미다. 주말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하루 평균 10.1회, 한 번에 13.6분을 이용해 하루 종일 2시간 넘게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은 아이의 성장·발달에 방해가 된다. 신윤미 아주대병원 교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 비만, 언어 발달 지연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눈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전익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스마트폰을 자주 보면 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요즘에 안경을 쓰는 아이들이 많이 늘었다"며 "스마트폰을 많이 쓰면 눈의 피로를 호소할 수밖에 없고, 안구건조증도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의사들 "스마트폰 가급적 늦게 접하게"

의사들은 "가급적 스마트폰을 늦게 사용하도록 하라"고 권한다. 아이가 처음 부모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노는 시기를 늦추고,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시기도 늦추라는 의미다. 정모경 분당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등학생 때보다는 적어도 중학생이 되었을 때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이 낫다"고 했다.

아이들이 일단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다면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WHO는 만 2~4세 아이들의 경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하루 한 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정모경 교수는 "대신 아이와 밖에 나가서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하고, 집에선 책을 읽어주면서 자연스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부모가 함께 보고, 나중에 아이가 본 동영상의 내용 등에 대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아이들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신윤미 교수는 "부모가 아이 앞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계속 TV를 시청하면서 아이에게는 '너 스마트폰 쓰지 마'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보면서 따라서 행동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