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조작은 모르쇠로?

Written on 03/04/2022
Oz Magazine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이 있다. 지난 주 한 한인 언론사가 서명운동을 벌인 뒤 그 서명을 소송에 활용한, 앞에서 말한 내용이 뒤에서는 다른 내용으로 둔갑시킨 초유의 사태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언론사는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또한 그저 뭉개고 넘어가려는 것일까?
 

이 사건의 전말을 좀더 자세히 다루어 본다. 

2019년 1월 31일 ‘서명운동에 다같이 동참합시다’라는 제목으로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 내용은 지난 주 기사에 이미 소개했다. 이 광고를 게재한 주체는 ‘노우회관 되찾기 진상규명위원회’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다섯 개의 전화번호가 나열되어 있다. 오즈 저널의 취재 결과 이 다섯 개 전화 번호 중 세 개는 박헌일, 이승열, 김종호 씨로 밝혀졌다.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이상, 이 서명운동을 전개한 주최가 과연 이 사람들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고, 이 서명운동에 이름을올린 교민들은 이 사람들이 주최라는 것을 알고 서명을 했는지도 밝혀야 할 부분이다. 

당시 이 광고를 중심으로 서명지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360여 명이다. 이 360여 명이 서명을 한 내용은 광고 내용처럼 한인 노우회관 조사를 Attorney General Colorado Department of Law에게 요청하는 데 쓰여야 맞다. 

그러나 360여 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서명이 들어간 서명지가 주간포커스가 노우회재단의 바비 킴 대표와 벌이고 있는 소송의 증거 서류로 제출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명백하게 그 경위를 밝히고, 피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360여 명과 노우회재단의 바비 킴 이사장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일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서명을 요구하는 내용과 그 서명을 사용한 내용이 전혀 다르게 ‘둔갑’시켰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콜로라도 최대의 한인 언론사라고 하면서 사람들 눈이 없는 곳에서 기본적인 윤리도 지키지 않는 행위를 자행하고 모르쇠 하는 모습은 지킬과 하이드를 보는 듯하다. 


지난 주에 보도한 기사에서 서명 당사자들의 사인과 관련 광고, 그리고 서명지가 증거로 제출된 검찰청 고발 서류를 공개했다. 해당 보도가 나간 뒤 서명을 했으나 무슨 서명인지 그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의 제보와 증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360 여 명의 서명 가운데 본인이 직접 한 것이 아니라는 제보도 있다. 이들 제보 가운데 하나인 텍스트 메시지를 공개한다.

 

이 일의 피해 당사자들은 해당 광고 내용을 보고 서명한 360여 명의 동포들과, 이 서명지가 증거로 제출된 재판의 상대인 바비 킴 이사장이다. 해당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 대부분은 서명지가 아라파호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경위에 대해 분명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기 서명을 받은 목적과 다른 데 쓰였고, 그 다른 쓰임에 대해 아무런 공지도 없었다는 것이다. 

특별히 법원이나 검찰에 들어가는 공문서는 어떤 특정인을 고발하거나 재판의 한 편에 유리하게 사용되고, 또한 법적 증거로 남기 때문에 서명자의 의도가 정확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문제가 된 서명의 무단 증거 제출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특정인에 대해 검찰에 구체적 증거나 확인된 팩트없이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하면서, 그 증거로 사람들의 서명을 받았다면 쉽사리 서명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제보도 있다. 그리고 당연히 서명을 받을 당시 서명이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해 원문서를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서명자들이 관련 소송의 내용을 명확히 이해를 하고, 서명을 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서명한 이들이 받을 수도 있는 법적인 피해를 인지한 상태에서 서명을 해야 한다. 

만의 하나 있을 수 있는 법적 피해에 대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의 서명이 무고한 사람을 처벌하라는 요구에 사용된다면, 서명한 이들이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는 문제이다. 무고하게 모함을 받은 사람의 편에서는 자신을 범죄자로 보고 서명을 한 이들에 대해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을할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렇다면 서명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소송에 휘말리게 되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고, 법적 공방을 치르는 상황까지 말려들수 있다. 

즉, 주간포커스가 한인 노우회관을 조사해달라는 광고로 서명을 받고, 노우회재단의 바비 킴 이사장과 벌이고 있는 소송에 그 서명인 명단을 증거로 제출한 일은 단순히 모르쇠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간포커스가 검찰에 서명자 명단을 제출한 것은 마치 서명자들이 바비 킴 노우회 이사장을 고발한 것과 같은 형식이고, 이 고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로 이어진다는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소송이 흔하게 일어나는 미국 땅이라고 해도, 송사에 말려드는 일은 스트레스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변호사 비용을 비롯해 시간과 금전적인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최대한 불필요한 소송에 말려들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른 사람에 의해 360여 명이 부지불식간에 소송에 휘말려 들어가 있는 상태를 어떻게 뭉개고지나갈 수 있단 말인가. 

더우기 현재 검찰에 고발 접수되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서류에는 입증할 수 없는 내용들이 상당하다. 증거로 제출된 것들에 대해  그렇기에 서명인 명단을 하나의 증거로 제출한 것일 수도 있다. 


이번 기사에서 쟁점으로 삼는 부분은 왜 서명을 할 때 제시한 내용과 법원에 제출된 서명 표지가 다른 내용인가에 대한 것이다.

서명을 한 이들은 언론사가 하는 말을 신뢰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서명이 전혀 다른 내용과 다른 용도로 사용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명 받을 때의 내용과용도가 바뀌어야 했다면, 서명을 다시 받았어야 하는 것이다. 표지만 갈아서 써서는 안되는 일이다. 
법원에 제출되는 증거가 조작된 것이었다면, 서명자들이 그 사실에 동의하지도 않았고, 인지하지도 않은 채 수집된 것이라면 이를 주도한 이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벗어날 수없을 것이다. 또한 이 일의 중심에 선 언론사에 대한 신뢰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해당 서명을 받으러 다녔다고 인물들은 주간포커스의 김현주 씨, 노인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문홍석 씨라는 제보가 있다. 여기에 김종호 씨, 이승열 씨, 박헌일 씨 외 광고에 전화번호를 게시한 2인은 해당 서명이 다른 내용과 용도로 법원에 제출된 그 경위와 사유를 해명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미루어서는 안된다.